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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재밌어서 단숨에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굉장히 잘 쓰인 공상과학 소설인데, 이과생이 어떻게 글을 이렇게 잘 쓸까 부럽기도 하다. 심지어 내 또래다. 최근에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한 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대해 리뷰를 시작하겠다. (리뷰라기 보다는 궁금증 얘기하기?!)
책 목차
1장.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2장. 스펙트럼
3장. 공생 가설
4장.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5장. 감정의 물성
6장. 관내분실
7장.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책에 대한 리뷰는 책을 읽으면서 생긴 궁금증 위주로 진행하도록 한다.
- 인류는 우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 1장) 유전자 조작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 1장) 다양성(결핍)이 인정되는 사회와 완벽한 조건을 갖춘 인간들이 사는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존재한다면,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 1장) 원시 시대에는 신체 조건이, 중세 시대에는 봉건제도에 의한 계급이, 오늘날에는 자본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시대의 계급이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 4장) 딥프리징 기술을 통해 생존하는 기간을 인위적으로 조작 가능하다면, 미래의 지구 상의 인구 수는 오늘날과 비교해 증가할까?
- 4장) 우주를 탐험하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가 가능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면, 그 시점에는 이미 무한 에너지도 발명되지 않았을까? 왜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갈까?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의 대부분은 1장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와 4장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 유발되었다. 그만큼 1, 4장이 가장 임팩트 있는 단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 인류는 우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2020년 5월,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달의 자원을 채굴할 경우 경쟁국이나 기업 간의 간섭이나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지대(Safety Zone)'를 제안하였다. 해당 협정은 '아르테미스 조약((Artemis Accords)'이다. 우리나라는 동의한 상태이며, 경쟁국인 러시아는 제외하였다고 한다. 미국 관계자는 안전지대는 영토권이 아니며, 영토권 없이 기술 협력이 가능하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1]
해당 기사를 보면서 인간의 이기심의 끝을 보는 듯했다. 인간이 지구에서 태어났고, 오랜 기간 토지, 해양 등의 소유권을 주장해 왔으니 그렇다 하겠지만, 우주의 소유권을 과연 주장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타 행성에 대한 소유권이 없는데 자원을 채굴한다? 양아치 아닌가... 이쯤 되면 인간의 습성이 약탈(생산)과 정착(적응)이 아닐까 싶다.
2. 유전자 조작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2018년 11월, 중국에서 배아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난 아기가 논란이 되었다. [2] 남성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인 부부를 모집한 후 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시도하였는데, 당시 유전자를 조작한 과학자 허젠쿠이는 결국 과학 윤리 배반으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3]
유전병과 선천적 장애 예방을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이 허용이 된다면, 과연 이를 허용하는 규제들은 그 조건이 명확하게 정의될까? 하는 의문이 있다. 선한 목적으로 허용된 유전자 조작은 결국 악용되지 않을까 한다. 모든 기술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믿는데, 이유는 인간은 선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산업용으로 발명하였지만,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쟁 무기로 쓰였던 것처럼 말이다.
3. 다양성(결핍)이 인정되는 사회와 완벽한 조건을 갖춘 인간들이 사는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존재한다면,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완벽한 조건이라는 정의가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한, 그리고 인간의 욕심 과다로 개조된 인간의 세상이 존재하게 된다면, 스스로를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4. 원시 시대에는 신체 조건이, 중세 시대에는 봉건제도에 의한 계급이, 오늘날에는 자본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시대의 계급이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유전자 조작이 돈이 많을 수록 유능한 과학자에게 조작 의뢰를 하는 것으로 보아, 그 시대에도 자본이 계급이 되지 않을까 한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도,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자본은 무시할 수 없는 권력의 기준이 된다.
5. 딥프리징 기술을 통해 생존하는 기간을 인위적으로 조작 가능하다면, 미래의 지구 상의 인구 수는 오늘날과 비교해 증가할까?
4장은 가족이 살고 있는 제3 행성 슬렌포니아에 가기 위해, 항로가 폐쇄된 우주정류장에서 100년 넘게 혼자 우주선을 기다리는 170세 노인 안나의 이야기이다.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1) 행성 간의 이주가 가능하고, 2) 개인이 이용하는 우주정류장이 있으며, 3) 수명을 조절(?)하는 딥프리징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4) 인간의 수명은 170세 이상이다.
2020년 5월 기준, 인구 수는 77억이다. 현재 출생률 감소로 인구 수가 조만간 감소할 것으로 사람들은 예측하지만, 현재 인구가 계속 누적되므로 유엔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극빈층 국가에서 생존 자녀의 수를 늘리기 위해 5~8명 출산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국가의 아이들을 살리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극빈층에서 벗어나면 인구는 감소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빈층을 탈출하는 국가와 개인이 많아지며, 인구가 감소할 것이다. [4]
행성 이주와 딥프리징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이 2100년 이후라고 보았을 때 인구 수는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행성 이주로 인해 지구 상의 인구 감소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6. 우주를 탐험하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가 가능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면, 그 시점에는 이미 무한 에너지도 발명되지 않았을까? 왜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갈까?
무한 에너지라기 보다 무한 동력 기관이 더 알맞은 용어가 될 것 같다. 진짜 발명이 안될까? 물론 행성 이주 자체가 자원의 고갈에서 출발하여 연쇄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참조문헌
[1] 미국, 유엔대신 마음 맞는 나라와 달 광물 채취 협약 추진, 엄남석, 연합뉴스, 2020.05.06 (링크)
[2] 유전자 편집: 중국의 유전자 편집 아기 세계 첫 출산 소식을 둘러싼 회의론들, 미셸 로버츠, BBC, 2018.11.27 (링크)
[3] '유전자 편집 아기' 중국 과학자 징역 3년형 받아, 김윤구, 연합뉴스, 2019.12.30 (링크)
[4] 세계 인구, 위키피디아 (링크)
[5] 팩트풀니스 중 3장 직선본능, 한스 로슬링 외 2명, 김영사,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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